서론
디지털 노마드라는 단어에 처음 매료된 건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였다.
노트북 하나만 들고 전 세계를 여행하며 일하는 모습이 너무 자유로워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워케이션'이라는 개념은 내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일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공간에서 머무를 수 있다면, 그것만큼 이상적인 삶이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직접 워케이션을 경험해보니, 영상 속 그들의 삶과는 조금 달랐다.
기대한 만큼의 낭만도 있었지만, 동시에 예상하지 못한 현실적인 문제들도 많았다.
이 글은 내가 실제로 워케이션을 다녀오며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
본문
1. 숙소를 고를 땐 ‘뷰’보다 ‘인터넷’이 먼저다
나는 첫 워케이션 장소로 제주도를 선택했다.
작업은 카페에서 하고, 저녁엔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겠다는 계획이었다.
뷰가 예쁜 숙소를 중심으로 예약했는데, 도착하자마자 깨달았다.
와이파이가 방 안에서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것.
거실에선 겨우 연결됐지만, 신호가 불안정해 화상회의 도중 끊긴 적도 있었다.
결국 핫스팟을 켜서 버티다가 데이터 초과로 추가 요금까지 냈다.
그 뒤로는 숙소를 예약할 때 반드시 리뷰에서 인터넷 속도에 대한 언급을 찾아본다.
가능하면 Speedtest 후기까지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고, 실제로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리뷰가 가장 도움이 됐다.
인터넷은 워케이션의 ‘기초 체력’ 같은 존재다.
이게 약하면 모든 일정이 흔들리게 된다.
2. 업무 루틴이 무너지면 워케이션은 ‘업무’도 ‘여행’도 망친다
처음엔 여행의 설렘이 너무 컸다.
도착하자마자 주변 구경하느라 하루가 다 갔고,
밤에는 피곤해서 노트북을 켜보지도 못했다.
이틀, 사흘이 지나면서 일은 쌓이고, 죄책감이 밀려왔다.
그때부터 깨달았다.
일과 여행의 균형을 지키지 않으면, 워케이션은 결국 어느 쪽도 만족하지 못한 채 끝난다는 것.
그래서 두 번째 워케이션부터는 루틴을 미리 짰다.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는 반드시 작업 시간,
점심 이후 2~6시는 외출 또는 자유시간으로 정했다.
루틴을 정해두니 훨씬 마음이 편해졌고, 일도 여행도 더 충실하게 즐길 수 있었다.
자기 통제가 워케이션의 핵심이라는 걸 그제야 실감했다.
3. 장비 하나 빠지면 하루가 무너질 수 있다
한 번은 노트북 충전기를 안 가져간 적이 있었다.
공항에서 노트북을 꺼내 쓰려고 하는데 배터리가 9%.
숙소 근처 전자제품 매장을 수소문해봤지만, 모델이 맞지 않아서 결국 하루를 통째로 날렸다.
그날 이후 나는 개인 체크리스트를 만들었다.
- 노트북 본체
- 충전기 + 여분 케이블
- 멀티탭
- 무선 마우스
- 외장 SSD
- 포켓와이파이 또는 유심
- 보조배터리 2개
- 백업용 USB
이제 워케이션을 떠나기 전엔 무조건 이 리스트를 확인한다.
물론 처음엔 준비가 과하다는 생각도 했지만, 막상 현장에서 뭔가 하나 빠지면 정말 난감하다.
일을 하면서 이동하는 삶에서는, 장비 하나가 ‘일의 생명줄’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4. 일정은 ‘유연함’이 있어야 살아남는다
일정을 너무 타이트하게 짜서 고생한 적도 있다.
이전 워케이션에서, 숙소에서 갑자기 정전이 되면서 모든 일정이 꼬인 적이 있었다.
예정되어 있던 화상회의는 카페로 급하게 이동하며 겨우 연결했고,
점심 미팅은 결국 취소됐다.
그때 느꼈다.
워케이션은 ‘변수’가 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전체 일정을 짤 때 하루에 한두 시간은 아무것도 넣지 않고 비워두거나,
미팅은 항상 하루 전날 확인 메시지를 보내고 준비물을 점검한다.
그런 사소한 습관 하나가 워케이션의 전체 퀄리티를 좌우한다는 걸 여러 번 경험했다.
5. 혼자 떠나는 워케이션, 고립되지 않기 위한 작은 팁
혼자서 일하고, 혼자서 여행하는 건 때때로 외롭다.
나처럼 리모트로 일하는 사람들은 일상적인 대화의 부재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나는 일정 중 하루는 코워킹 스페이스에 나가본다.
누군가와 꼭 말을 하지 않아도,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분위기만으로도 동기부여가 된다.
또는 저녁 시간엔 근처 커뮤니티 모임(디지털 노마드 미트업 등)을 찾아가기도 했다.
혼자만의 자유를 즐기면서도, 연결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두는 것이
워케이션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준다.
결론
워케이션은 분명 낭만적인 삶의 방식이다.
하지만 그 낭만 속에는 분명한 현실이 있다.
충분한 준비 없이는 일도 여행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기대했던 자유로움이 불편함으로 변할 수 있다.
나는 첫 워케이션에서 그런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이제는 장비도 완벽히 챙기고, 일정도 유연하게 계획하며, 루틴도 나만의 방식으로 유지한다.
혹시 지금 디지털 노마드로서 워케이션을 계획 중이라면,
이 글이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결국 중요한 건 ‘잘 준비된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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